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여 정보를 탐색하든 원하지 않는 정보에 피동적으로 노출되든, 소비자는 자연적인 과정으로서 정보를 처리하게 된다. 소비자의 정보처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정보에 대한 노출이 일어나야 한다. 소비자는 TV를 시정하던 중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마케팅 자극에 우연히 노출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인터넷상에서 정보탐색을 시도하기도 한다. 우연적이든 의도적이든 간에 소비자가 마케팅 자극에 노출되어 주의를 기울이고 내용을 지각하여 이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반응하기까지의 과정을 소비자 정보처리 과정이라고 한다. 정보처리의 결과는 신념과 태도의 형성 혹은 변화이다. 정보처리 과정을 통하여 형성 혹은 변화된 신념과 태도는 제품의 구매 의사결정을 위한 대안 평가에 즉각 이용되기도 하고, 자신이 그 정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곧바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기억 속에 저장되었다가 다음에 유사한 의사결정을 위하여 이용되기도 한다. 아래에서는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노출
정보처리 과정은 소비자가 마케팅 자극에 노출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노출은 우연적 노출과 의도적 노출로 나눌 수 있다. 우연적 노출은 뉴스나 드라마를 보기 위하여 TV를 시청할 때 혹은 등하교 시 전철이나 버스 속에서 벽에 부착된 각종 광고에 노출되는 것과 같이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보에 노출되는 경우이다. 반면 의도적 노출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정보가 의사결정을 위해서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보다 많은 정보를 외부로부터 찾는 경우이다.
2. 주의
주의는 마케팅 자극에 관심을 집중하는 과정이다. 소비자가 자신을 어떤 자극에 의도적으로 노출한 경우에는 자연히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그러나 자극에 우연히 노출되었을 때는 그 자극이 자신이 관여되어 있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이를 선택적 주의라고 하는데 주의의 정도는 개인의 관여도뿐만 아니라 자극 자체의 크기나 차별적인 정도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리하여 소비자는 관여되어 있지 않은 제품의 광고에 노출되는 경우라도 그 광고가 특히 잘 만들어져 관심을 끌 수 있다면 소비자는 그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3. 지각
지각은 소비자가 마케팅 자극에 주의하여 자극의 내용을 이해하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동일한 자극에 노출되더라도 소비자들마다 지각이 다른 경우가 많다. 소비자의 지각은 지각적 부호화의 결과이다. 지각적 부호화는 자극 내 여러 요소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자극의 요소들은 지각적 부호화 과정 이전에는 소비자에게 아무런 의미를 제공하지 않지만 지각적 부호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언어나 숫자 혹은 회화적 이미지로 변형되어 소비자에게 의미가 전달된다. 지각적 부호화 과정에 관련되는 지각적 메커니즘으로 지각적 조직화와 지각적 범주화가 있다. 지각적 조직화는 자극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따로따로 지각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흐르고 풍광이 수려한 산과 푸른 호수를 끼고 펼쳐진 도로를 승용차 한 대가 질주하는 TV 광고에 소비자가 노출되면 소비자는 음악과 산, 그리고 호수 등을 따로 분리하여 지각하지 않고 모든 자극적 요소들을 통합, 조직화하여 나름대로 지각하는 것이다. 지각적 범주화는 소비자가 노출을 통하여 유입된 자극을 기억 속에 있는 기존의 스키마에 있는 것들과 관련시키는 과정이다. 소비자는 지각적 범주화 과정을 통하여 자극을 쉽게 이해한다. 스키마는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가설적 인지구조인데 주변에 있는 여러 대상에 대한 지식 단위들 상호 간에 형성된 네트워크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LG TV는 화면이 선명하고 디자인이 세련되고 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특정 상표에 대하여 스키마를 갖는다. 이때 소비자가 LG TV 광고에 노출되어 정보를 처리할 때 이미 그 TV에 대한 나름대로 스키마를 가지고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쉽게 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는 지각적 부호화, 지각적 조직화, 그리고 지각적 범주화라는 지각적 과정을 통하여 마케팅 자극을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나름대로 기억 속에 저장한다. 우리가 과거 언젠가 보았던 TV 광고의 내용과 장면들을 기억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4. 반응
소비자가 마케팅 자극에 노출되어 주의를 기울이고 나름대로 자극의 내용을 지각하면 광고된 제품에 대해 긍정적이나 부정적 혹은 중립적 태도를 형성한다. 이러한 제품에 대한 태도는 정보처리의 결과이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는 동안 가질 수 있는 반응에는 인지적 반응과 정서적 반응이 있다. 인지적 반응은 소비자가 광고를 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떠올린 생각들이다. 광고 내용이나 광고 원천(예를 들어 광고모델, 광고주, 광고매체 등)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생각들과 광고와는 무관한 생각들로 구성된다. 이때 광고에 대한 반응은 기억 속에 있는 기존 신념의 영향을 받는다. 광고 자극이 기억 속에 있던 기존의 신념과 일치하는 경우에는 지지 주장이 발생하나 불일치할 경우에는 반대 주장이 나타난다. 정서적 반응은 소비자가 광고를 보면서 갖는 여러 가지 감정과 느낌 등을 말한다. 정서적 반응도 역시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있다. 인지적 반응과 정서적 반응 모두 제품 혹은 상표의 태도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긍정적인 반응은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부정적인 반응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마케팅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태도 형성뿐만 아니라 태도 변화도 가져오는데, 특히 소비자가 의사결정을 위하여 의도적으로 정보처리를 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태도가 선택 대안들의 평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소비자가 우연히 자극에 노출되어 정보처리가 이루어진 경우에 나타난 반응의 결과로써 태도는 기억 속에 바로 저장된다.
5. 저장 및 기억
처리된 정보는 기억 속에 저장된다. 기억은 기존의 여러 정보, 경험, 환경적 영향요인, 그리고 새로운 마케팅 자극들로부터 제공된 여러 정보로 구성된다. 소비자는 과거 구매 의사결정을 통하여 여러 대안 중 하나의 대안을 선택하고 구매해서 사용해 본 후 만족했거나 불만족했던 수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신념이나 태도 혹은 만족 정도로써 소비자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 또한 새롭게 처리된 정보는 하나씩 독립된 정보로 혹은 관련 정보끼리 통합되어 기억 속에 저장된다. 다시 말해서 특정 제품 혹은 광고의 단편적인 정보가 저장될 수도 있고 그 제품 혹은 광고에 대한 태도가 저장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억 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소비자는 일상생활에서 제공되는 수많은 제품 정보 중에서 극히 일부분만을 기억하게 된다. 즉 소비자의 욕구와 부합되거나 광고가 특히 인상적이어서 주의가 유발된 제품 정보만이 감각기관을 통과한다. 감각기관을 거쳐 외부로부터 유입된 정보는 주로 단기 기억에서 처리된다. 단기 기억은 처리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한 번에 제한된 양의 정보만을 처리한다. 유입된 제품 정보는 장기기억으로부터 인출된 정보와 결합하여 단기 기억 속에서 처리되며, 처리된 제품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이전되어 영구히 저장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비자는 어느 시점에서든지 문제 인식을 하면 자연스럽게 내적 탐색하게 되는데 이때 정보는 장기기억으로부터 인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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